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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07 선민
- 2008.02.04 글이란
- 2008.02.02 What I've Done 2
- 2008.01.25 Let Down 2
- 2008.01.22 히스 레저
- 2008.01.21 기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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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9 약
- 2008.01.16 X-Men 재감 후 드는 단상들 2
- 2008.01.12 Extreme Dream Master 16). 바벨 시티
- 2008.01.10 런던
- 2007.12.31 캐릭터 메모 및 실사 대조놀이(2)
- 2007.12.30 트랜스포머 vs 춘향뎐
- 2007.12.23 난 짬뽕
- 2007.12.19 나라
- 2007.12.03 캐릭터 메모 및 실사 대조 놀이(1) 3
- 2007.11.29 괴물
- 2007.11.25 소중한 것 2
- 2007.11.23 대중문화
- 2007.11.23 위대성
- 2007.11.21 오늘 8
- 2007.11.15 화려한 휴가 vs 라파예트 2
- 2007.11.11 11월 11일 10
- 2007.11.10 호감도 개념의 용례
- 2007.11.06 한국 6
- 2007.11.02 Extreme Dream Master 15). 데몬 헌터
- 2007.11.01 방법 4
- 2007.10.30 초과 근무 4
Fear is the path to the dark side.
Fear leads to anger.
Anger leads to hate.
Hate leads to suffering.
[Yoda to Anakin]
http://www.youtube.com/watch?v=lwju2ATHh9U
"No, try not! ... Do ... or Do not, there is no try..."
[Yoda to Luke]
- by 조지프 켐벨, <신의 가면 I, 원시신화> 中
그러나 그 소망이 독자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독자는 수많은 작품 중에서 한가지를 골라서 보게 되어 있으며,
심심한데 사건전개가 될 때까지 기다릴 이유도,
차분히 글의 내용을 이해할 이유도,
흔한 것이지만 잘 뒤져 그 중에서 특별한 한 조각을 찾아낼 이유도 없습니다. 심지어 프롤로그 (정확히는 게시물 1번)만 읽고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내고싶어하는 분위기도, 여운과 여백도 같은 전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읽히지 않은 글에 의미는 없으니까요.
작가는 가장 적당한 속도로, 효율적으로, 장면이 잘 보이도록, 사건의 전체를 금방 이해할 수 있도록 독자에게 글을 내보여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전달하는' 쪽에 좀 더 비중을 두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이 치열한 전투의 장에서 살아남으시길.
건투를 빕니다.
-by 나무, 시드노벨 '감상비평' 2007년 5월 24일 게시물에서
.....넵, 충성! (__)>
What I've done
Forgiving what I've done
( 출처 : 가사집 http://gasazip.com/309288 )
Motorways and tram lines
Starting and then stopping
Taking off and landing
The emptiest of feelings
Disappointed people
Clinging onto bottles
And when it comes its so so disappointing
Let down and hanging around
Crushed like a bug in the ground
Let down and hanging around
Shell smashed
Juices flowing
Wings twitch legs are going
Don't get sentimental
It always ends up drivel
One day I'm going to grow wings
A chemical reaction
Hysterical and useless
Hysterical and
Let down and hanging around
Crushed like a bug in the ground
Let down and hanging around
You know where you are with
You know where you are with
Floor collapses
Floating
Bouncing back and
One day I am gonna grow wings
A chemical reaction
Hysterical and useless
Hysterical and
Let down and hanging around
Crushed like a bug in the ground
Let down and hanging around
라디오헤드(RADIOHEAD) "Let Down"은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앨범의 첫 싱글곡으로 발표하려 했으나 나중에 "Paranoid Android"로 대체되고, 싱글로도 발표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밴드원들이 뮤직비디오가 맘에 들지않아서 그랬답니다. 돈만 낭비한 셈이죠. 현대사회의 이질감과 허무감을 묘사한 곡으로 앨범중 가장 멜랑콜리한 곡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라디오헤드의 명곡들중 하나로 뽑히는곡입니다. 톰요크가 펍에서 술을 마시면서 주변사람들의 술마시는 모습에 비친 허무과 실망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며, 코러스 부분의 가사 "Let Down and Hanging Around, Crushed Like a Bug in the Ground"는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소설 <변신(Metamorphosis)>에서 발췌한것입니다. 스튜디오 녹음상태를 라이브에서 그대로 표현하기 가장 까다로운 곡이라서 공연에서는 잘 부르지 않는 곡이며, 따라서 팬들이 공연에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Eliza Lumley 버젼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1999년
기사 윌리엄, 2001년
生1979년 4월 4일
歿2008년 1월 22일
이렇게 이른 나이에, 어째서 그렇게 급히 떠나갔을까요.
"죽어야 할 사람은 살고 살아야 할 사람은 죽지. 네가 그걸 결정할 수 있겠니?" - 간달프
유럽에서 증기기관이 발명된 것은 고대희랍시대였지만 발명자였던 헤론의 아이디어는 기껏 장난감을 만드는 것으로 끝났다. 당시의 노예제사회에서 증기기관이 도입된다는 것은 10명의 노예대신 한명의 노예만이 일하면 되는 것을 의미했고, 그것은 노예제사회의 붕괴를 가져올 불경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기 부르조아사회의 요구는 중세장인들의 특권을 해체하고 대량생산체제를 완수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시대정신과 사회적 요구에 증기기관은 정확히 부합한 기술이었다. 결국 유럽은 1800년이 지나서 사회의 발전이 이루어지고서야 증기기관을 받아들인 것이다.
- 이시우, <한강 하구 숲의 역사> 中
헤론의 증기기관
- by 오스카 와일드,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 中
착하지도 악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남자
- <벽암록> 中
*. 실제로 돌연변이들이 사회에 있고, 그들로 인해 이러저러한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 저는 돌연변이 등록 법안에 찬성할 겁니다. 제가 돌연변이라도 말이죠. 돌연변이의 능력은 인간에게도 위험하지만, 같은 돌연변이에게도 위험합니다. 아예 돌연변이만을 대상으로 하는 위험한 능력들도 어딘가에는 있지 않겠어요? (1편에서 로그는 돌연변이의 힘을 흡수하고, 2편에서 찰스 사비에는, 비록 현혹당해서였지만, 전 세계의 모든 돌연변이를 죽일 뻔했고, 3편의 돌연변이 억제제 '큐어'의 원 소스가 되었던 꼬마는 가까이 닿는 것만으로도 어떤 돌연변이에겐 위험합니다.) 총기 등록법에 찬성하듯이, 저는 돌연변이 등록법에 찬성하며, 제가 돌연변이라면 저부터 등록하겠습니다. 스파이더맨에서도 나왔지만 '거대한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아니겠습니까.
*. 부단히 노력하여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인격까지도 갖추게 되는 거대한 힘들 - 무공 혹은 마법 - 과는 달리 돌연변이의 능력은 날때부터 갖고 태어나며 어느날 갑자기 발현됩니다. 즉,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 초능력을 갖게 된 돌연변이들이 그걸 통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버리는게 좋습니다. 만약 파이로 같은 녀석들과 같은 반에서 수업을 받는다면 우린 한겨울에 전기 스토브도 맘대로 못 켭니다. 녀석 신경을 거슬렸다간 다 타죽게요? 그래서 돌연변이를 일반인과 격리한다는 주장 자체에는 그닥 잘못된 점이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는 돌연변이들끼리의 관계와 달리, 돌연변이와 인간의 관계는 일방적 위험성밖에 갖지 않거든요. 사비에 학교의 학생들과 달리 바깥 세상의 많은 돌연변이들은 자신들이 좀더 '진화된' 그리고 '우월한' 인간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생명과 인권을 경시하는 건 보통의 인간들이 아니라 바로 그들이죠. 그들의 격리는 나치즘적 인종 차별이 아닌, 그저 행한대로 받으리라, 정도에 불과합니다.
*. 힘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돌연변이들은 대부분 특정한 지점에서 인간보다 우수합니다. 예를 들어 투시 능력을 가진 아이가 있다면, 비록 바로 주변의 아이만 투시할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린 이 녀석이 수능 시험을 보러 가면 독방에 앉혀야 합니다. 그게 다른 아이들과 공정하게 경쟁하게 하는 방법이니까요. 돌연변이 격리는 이런 관점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 사실 이런 아이디어는 자작 소설 <에이린 이야기>의 설정에도 개입되었습니다. 지극히 폐쇄적인 종교단체에서, 힘을 타고나는 아이들을 찾아다니며 끌어모아 종교적 규율에 맞게 힘을 통제하면서 사제의 의무로 사회에 봉사하도록 하는 그런 식의 설정이었죠. 우린 다 같은 인간이라고 돌연변이들이 주장할지 모르지만, 돌연변이와 그렇지 않은 인간의 구별은 백인종, 흑인종의 구별과는 다릅니다. 나치의 우열인종 이론은 거짓이지만, 돌연변이가 그렇지 않은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이미 눈으로 보아 입증되고 있으니까요.
*. 그렇다고 해서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무조건 찾아 격리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모든 사람이 유전자 검색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거든요. 즉 평범한 인간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모두 자신의 유전 정보를 정부에 공개해야 합니다. 돌연변이를 통제한다는 것은 곳 인간을 통제한다는 뜻입니다. 모든 출생신고를 할때마다 유전 정보를 기록하려면 우리는 정부에 대해 엄청난 제한을 가해놓지 않으면 안됩니다.
*. 그래서 생각한 게, 돌연변이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정책보다는, 오히려 스스로가 돌연변이임을 밝히도록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죠. 연금 지급이나 국가 기관에의 우선 채용, 그리고 그와 반대편에서는 등록되지 않은 돌연변이의 힘을 사용한 범죄에 대해 무거운 가중처벌이 따른다면, 아마 돌연변이 문제는 시민들에게 '위험'보다는 '선물'로 와닿기 시작할 거예요. 돌연변이 등록법은 인간과 돌연변이 사이의 동반자적 관계에 방해가 아니라, 오히려 훌륭한 가이드라인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지만 인간은 그렇게 착한 생물종이 아니죠. 다른 존재를 말살시키려 하는 인간의 습성은 이미 네안데르탈 인을 멸족시킨 크로마뇽인 시절부터 유전되어 내려온 겁니다. 우리는 코르테즈와 아즈텍 문명의 만남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흑인들이 백인들에게 지난 200년간 어떤 대접을 받아왔는지도 잘 알고 있고요. 인간은 그런 식으로 지금의 '문명'을 이루어 왔습니다. 대부분은 '우월한 인간'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아니 승리했기 때문에 우월하다고 판정받은 거겠죠. 위대한 이상주의자 매그니토는 비록 힘없는 인간으로 떨어졌다 하더라도, 전쟁은 계속 될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돌연변이가 승리한다면, 그건 네안데르탈 인들의 전멸에 대한 위대한 복수가 될 지도 모릅니다.
먼 미래,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 위에 우뚝 솟은 유일한 도시, 바벨 시티는 크게 세 층으로 나누어집니다. 순혈통의 인간인 1급인간만이 안드로이드 및 제조 인간 등을 거느리고 거주할 수 있는 최상층과, 방사능으로 인해 오염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2급 인간이 거주하는 중간층, 그리고 그 두 층으로부터 도망친 무법자들과 변형 형질이 발현되어 반쯤은 인간이 아닌 3급 인간들이 거주하는 최하층입니다. 위쪽으로의 이동은 철저하게 통제되어 있어, 아래 층에서 태어난 자가 위 층으로 올라오려 하면 반드시 죽이게 되어 있습니다.
1급 인간들은 지구를 폐허로 만든 전쟁이 감정의 통제가 미흡해서 발생했다고 보며, 그리하여 그들은 인간의 폭력성과 욕망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종류의 문화를 폐각했습니다. 음악, 미술, 문학, 그 어떤 것이든. 성관계는 물론 가벼운 신체 접촉도 금지되어, 그들은 모두 복제를 통해 시험관에서 태어납니다. 문화를 즐기는 것, 그리고 '의도된' 신체 접촉 ─ 입맞춤을 비롯해 ─ 에의 처벌은 하층으로의 추방입니다.
중간층의 인구는 오염된 유전자로 인해 발현되는 초능력 때문에 언제나 1급 인간들에 의해 수탈당해왔고, '너무 많은 번식'을 막기 위해 1급 인간들은 이따금 이유 없이 중간층을 정벌하여 아이들을 살해합니다. 자유롭게 사랑하고 시와 노래를 향유하지만 한정된 공간 안에서 강요된 노동을 해야만 하는 그들은 늘 1급 인간들에 대한 반역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3급 인간들은 2급 인간들 사이에서, 그러니까 초능력을 발휘하는 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뒤틀려 있어, 복잡하게 발현되는 강한 초능력의 노예가 되어 이성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괴물이 되곤 합니다. 그들은 서로를 죽이는 것으로도 모자라 늘 위쪽으로의 공격을 감행하기에, 1급 인간들은 징집된 2급 인간과 안드로이드를 동원한 폭력으로 그들을 길들여, 완전히 괴물이 되어버린 도시 밖의 생물들로 하여금 도시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끝이 없는 전투를 벌이게 하고 있습니다.
소년은 1급 인간으로, 지정된 부모와 부족함 없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친 안드로이드가 그들을 2급 인간이라고 말하며 부모를 죽였고, 소년은 간신히 도망쳐 중간층으로 들어섭니다.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소년은 저항군에 가담하여, 최상층을 향한 반역의 기치를 들어올립니다. 그들은 온갖 모습의 안드로이드 ─ 사람 크기의 전투기로 변신하거나, 전차로 변신하는 그런 ─ 로 변장하고 침투하여 테러를 감행하고 요인을 암살하길 거듭하였습니다. 반드시 노래를 부르면서. 평범한 사랑노래요.
많은 전우를 잃었지만 이상하게도 소년은 총알 하나 스친 적 없었습니다. 부상조차 남의 일이기만 했지요. 그러다 마침내 수세에 몰리고, 거대한 미로와도 같은 지하도에서 안드로이드의 추격을 피해 소년은 자신이 이끄는 부대를 중간층으로 탈출시키려 합니다. 안드로이드 패치워크(...알아듣는 사람들 위대해요)의 무기 '증오의 일격'은 2급 인간의 유전자를 감지하여 1.2초마다 사격하고, 발사되면 타겟을 따라가고 빗나감은 없기에 지형을 이용해 막아내지 않는 이상 반드시 한 명은 죽습니다. 소년은 분전했지만 마침내 부대는 전멸하고, 겨우 도망친 소년은 지치고 피로한 나머지 구석에 앉아, 2급 인간들에겐 성서와도 같은, 소설책을 펴 읽으며 잠을 쫒으려다 결국은 잠이 듭니다.
문득 노랫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유전자 감지기는 분명 1급이라고 가리키고 있는 나이 든 남자가 노래를 부르며 가벼운 춤과 함께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수상하게 생각한 소년은 그를 뒤따라가고, 마침내 그를 붙잡으려 하는 순간, 유령처럼 남자의 곁을 맴돌며 달라붙은 흐릿한 붉은 머리의 미소녀가, 남자의 등 뒤에 붙어 서서 남자의 목을 벱니다. 소년은 반사적으로 총을 쏘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턱 밑을 스치고 지나간 총알 흔적이 격심하게 아파옵니다. 눈앞에 쓰러져 있는 건 노래부르는 남자가 아니라, 꿈에서 보았던 미소녀와 똑같은 그 붉은 머리의 미소녀 안드로이드였습니다. 자신이 쏘아 죽인. 부서진 머리 사이로 기계장치가 선명히 보입니다. 턱 밑을 슥 문지르다 소년은 금속성의 느낌에 퍼득 놀랍니다. 자신의 턱 밑으로 비어져 나온 것은 피가 아니라 금속 조각들이었습니다.
그 자신도 안드로이드였던 것입니다. 주인 없이 버려진 이상, 결코 1급 인간들과 함께 살 수 없는 그런 안드로이드. 주인에게 버려진 이상, 2급 인간보다도 못한 그 안드로이드.
웃음을 지으며 소년은 총탄의 열기로 인해 그을리고 일그러져버린 자신의 얼굴 가죽을 찢어버리고 기계로 된 맨 눈을 깨끗하게 씻어냅니다.
"이젠 깨끗한 눈으로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어."
소년은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오래전 보급품으로 소설을 받을 때 그 많은 낡은 문고판 중에서 유독 마음이 끌려 골랐던 소설책, <피노키오>를 읽어내려갑니다.
When a man is tired of London, he is tired of life.
-Samuel Johnson
*. 프로린 미스티니
<데어데블>의 벤 에플렉
*. 아셀 라스
<스파이더 맨>의 토비 맥과이어
아셀은 작가 자신입니다. 초기 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가 에이린의 적, 카미유가 어떤 인물인지를 그려내기 위해 반전장치를 위한 일종의 도구로 삽입되었습니다. 그는 명령을 내리기보다는 명령에 복종하는 것에 익숙하며, 판단하기보다는 그냥 상황에 따라 반응합니다. 스스로가 강해지기보다는 강한 자의 곁에 머무르기를 택하고,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표출하기보다는 자신이 추종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달처럼, 그는 항상 주변 사람들의 빛을 받아서만 빛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모험류 소설에서 주인공과 그 일당들은 기본적으로 영웅입니다. 그들은 세계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셀은 영웅이 아니라 그 흐름의 하나였을 뿐입니다. 그의 죽음은 당연한 귀결이었지요. 좀더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도구로 창조된 캐릭터에게 그 이상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살아있는 캐릭터를 도구처럼 소비하는 일 만큼이나 지나친 방식이라고 생각되어 그만두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는 두번다시 작가 자신의 닉네임을 가진 캐릭터를 넣는 일은 없을 거 같아요. :)
*. 페이히린 엘샤르트 엘레인
<언더월드>의 케이트 베킨세일
*. 큐트릿 아나리즈
<아마겟돈>, <반지의 제왕>에 출연한 리브 타일러
'기사들' 카페 회원의 이름을 땄습니다.... 라고 쓰고 보니 지금까지 소개한 캐릭터 중에 기사들 카페 회원의 이름과 상관 없는 캐릭터가 한개도 없었군요. 사실 애초에 카페 소설란 연재용으로 쓰기 시작한 소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아나리즈'는 눈빛을 통해 정신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마법사들로 묘사되었는데, 이름을 빌린 회원분의 원래 풀네임은 '큐트릿 엘샤르트 엘레인 아나리즈 유레네이르' 였습니다. (지금은 다른 이름이므로 찾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초기 설정에 그녀는 엘샤르트 엘레인의 힘과 아나리즈의 힘을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그런 힘을 쓸 만한 역할이 이야기 전개에는 굳이 도움이 되지 않더군요. 어느 위치에 있든 밸런스 파괴니까요. 그리하여 그녀에게는 아나리즈의 역할만 남게 되었습니다. 사실 단역이긴 해도 몇명 나왔던 '엘 리샤인'에 비해, 아무리 그 수가 적다고는 썼지만 엘샤르트 엘레인과 아나리즈는 오직 페이히린과 큐트릿만이 나왔다는 점이 무척 후회됩니다. 미래를 보는 자와 마음을 읽는 자들의 이야기는 언제든 다시 글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햇빛을 보면 타죽는 하프엘프라는 설정은 초기 버젼부터 계속 이어지는 구상이었으나 사실 초기 안에서는 '억지로 우겨넣은' 캐릭터라는 느낌이 강했던 데 반해, 주인공을 에이린으로 바꾸고 나서는 어미로부터 나지 않는 하프엘프라는 입장이 역시 어미로부터 나지 않은 호뭉클루스인 에이린에게 여행길을 인도하는 역할로까지 확장됩니다. 설정이란 결국 이야기 내적 요구에 의해서만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려준 고마운 캐릭터였습니다.
꼐속:)
'트랜스포머' 역시, 인간이 없이 오직 변신하는 로봇들만의 이야기였던 G1과 극장판, G2와는 별도로, 인간과 만나 함께 행동하거나 혹은 인간을 돕거나 하는 이야기도 있으며, 차량이나 기계류가 아닌 공룡이나 동물로 변하게 되는 이야기 '비스트 워즈'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극장판에서 옵티머스 프라임은 죽고 메가트론은 갈바트론으로 변형당하기도 합니다. 장난감을 팔아야하는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입장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이본들이 있으나, 언제나 이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시청하고 집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팬들에게 이 이야기는 영원히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마이클 베이는 임권택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이야기가 바뀌어도 끝까지 변하지 않는 커플링,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을 아무 메시지도 담아내지 않은 지극히 탐미적인 시각으로 잡아냅니다.
물론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이 영화를 '한 소년과 그의 첫 차에 대한 영화' 로 만들었다고 DVD 서플먼트와 언론사 인터뷰에서 항변하지만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이 영화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가입니다. 카메라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몇번이고(!) 피터빌트 트럭으로 형상화된 그의 모습을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각도에서 잡아내며, 트랜스폼하는 그의 모습을 항상 발끝에서부터 머리위까지 감아올리며 비추고 있습니다. 아무리 권총에서 성간전투기로 바뀌는 등 완전히 새로 디자인되었어도 20년된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이집트의 파라오 혹은 다스베이더를 연상시키는 메가트론의 피라미드같은 머리모양은 여전히 남아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아내며, 냉동이 풀리며 제정신을 찾고 처음 내뱉는 대사부터가 "나는 메가트론이다." 일 정도로 강렬한 자의식을 보여줍니다.
그럼 소년과 그의 첫 차는 도대체 뭐였을까요.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은 뜻밖에도 '학교에서 시켜서 별로 흥미는 없지만 억지로 판소리를 감상하러 극장을 찾은 학생들'로 시작합니다. 춘향과 몽룡의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결국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아니죠. 그러나 지금 우리들에게도 바짝 다가올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임권택 감독은 그래서 우리들 세계에 속한 안내자라는 의미로, 점차 판소리에 동화되어가는 학생들과 다른 관객, 그리고 그들 모두를 춘향과 몽룡의 남원으로 안내하는 소리꾼을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샘과 미카엘라와 범블비, 그리고 블랙아웃과 특전대 군인들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들'을 20년이나 된 낡은 과거의 이야기로 안내하는 역할이죠. 지금의 우리들은 대부분 판소리를 즐겨듣지도, 트랜스포머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도 않으니까 이러한 안내자 역할을 어쩔 수 없이 누군가가 맡아야 했던 겁니다.
임권택은 한국인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잡아내는 감독이며, 따라서 그가 지극히 한국적 정서를 자아내는 춘향과 몽룡의 이야기를 탐미적으로 다룬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마이클 베이는 자동차와 비행기 등 움직이는 인공물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잡아내는 감독이며, 따라서 그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피터빌트 트럭과 성간 전투기의 이야기를 탐미적으로 다룬 것은 당연한 수순이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옵티머스 프라임의 아름다움, 그리고 메가트론의 강함에 대한 찬가입니다. :)
'달룡' 역의 이창훈
이창훈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90년대 초반, 목욕탕 때밀이 달룡이와 봉숭아학당의 맹구로 우리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그는, 사실은 전문 코미디언이 아니라 연극배우였다고 해요. 그래서 그는 심형래나 故김형곤이나 혹은 다른 당시의 다른 재기 넘치는 코미디언들처럼 독특한 유행어를 많이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다음 두가지 정도죠. 책상을 뒤집어 엎으며 뛰어올라가 손을 치켜들고 외쳐대던 "저요~! 저요!" 그리고, 달룡이의 "난 짬~뽕!" 이창훈 특유의 뒤틀리고 꼬인 얼굴표정으로 깊게 발음되어야만 그 임팩트가 전해질텐데, 텍스트로는 어려운 일이군요.
당시 저는 어린 아이였고, 왜 저 대사에 웃음이 터지는 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짬뽕이 먹고 싶다면 짬뽕 시키면 되는 것 아닐까요. 다른 사람들이야 짜장면이 먹고 싶었나보죠.
네, 솔직해지겠습니다. 지금도 이해 못하겠습니다.
자자, 다들 짜장면으로 통일할 거지? 모두 대동 단결! 시킨다. 전화를 겁니다. 저기요, 짜장면 다섯그릇이요. 격하게 달려가 얼른 수화기를 뺏습니다. 나,나나나 난 짬~뽕!
그리고, 목욕탕 집 주인은 다른 모두와 합세해 그를 밀어냅니다.
어쩌면 그건 뼈저린 풍자였는지도 모릅니다. 연극 배우 이창훈의 삶에서 우러나온 지독한 풍자였는지도 몰라요.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하라는 대로만 따라해야 하는 80년대를 관통하며 연극판을 전전했던 그에게, 그건 눈물이 금방 솟아나올 것만 같은 비극이었는지도 모릅니다.
-by 콜러스 3세, <The Five Star Stories> 中
그 왕이 남긴 것
그라비아 아이돌, Ogura Yuko
이 이름은 다음 카페 '하얀 로냐프강의 기사들' 회원 중 한 분에게서 따왔습니다. 순전히 설정한 대륙 이름과의 유사성 때문에 고른 이름이며, 따라서 실존인물인 에이린님은 캐릭터 에이린과는 그다지 유사점이 없습니다 ^^; '기도' 라는 이름이었던 최초의 구상에서 그녀는 관조자로서 주인공이었던 젊은 혁명가 레이덴 엘카만에게 끝까지 이끌려다니며 모든 것을 보고 듣고 기록으로 남기는 역할이었습니다. A4 20~100장을 넘나드는 몇 번의 이본을 거치면서 그녀는 '공주' 이미지에서 점차로, 가출이 취미고 어릴 때부터 수영으로 다져진 체력에 보통의 소녀에겐 없을 법한 숨기고 싶은 과거까지 가진 특별한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호위 기사, 친구, 선생님은 물론, 무려 독자나 심지어는 작가까지도, 원한다면 누구든 속이고 누구의 뜻이든 꺾을 수 있는 눈빛을 타고난 그녀는 가장 아이 같으면서도 가장 마녀같은 인물로, 결과적으로 글의 제목마저 '에이린 이야기'로 바꾸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며, 궁극적으로 이 긴 이야기를 입을 열어 말하는 존재입니다. 저는 그저 전달할 뿐이었지요.
*. 이스나 엘 리샤인
루나 러브굿 역의 이반나 린치,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中
글에서는 엘 리샤인이란 이름 뒷부분만 잘라서 '마법사'의 호칭으로 설정하긴 했지만, 원래는 이만큼이 모두 '하얀 로냐프강의 기사들(이하 '기사들')' 카페 회원 한 분의 이름입니다. 거대한 힘을 가졌지만 스스로를 자유롭게 통제하지 못하는 어리고 순수한 소녀 캐릭터는 항상 취향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금기 문서에 가깝게 변해버린 Cobalt blue 1호 회지에 실렸던 'Paradise'의 '이빛나'를 비롯해 쓰다가 중단했거나 공개하고 싶지 않은 지금까지 쓴 거의 모든 글에 한번씩은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자신의 기억을 멋대로 조작당하고, 후반부에서는 끔찍한 일을 당해 마음을 잃어버리는, 가장 강하지만 그래서 더 비참한 경우를 당한 캐릭터예요.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프로린 미스티니와의 로맨스지만, 기사와 마법사의 로맨틱한 관계라는 것은 상호보완적이어야 의미가 있을 텐데 이들은 오히려 스스로의 기사다움, 마법사다움을 상대방 때문에 파괴하고 말지요. 에이린이 보호해야 할 대상, 모성 본능을 일으키는 대상으으로 설정되어 에이린으로 하여금 최소한의 도덕률 안에서 움직이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였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다시 읽어보면 고비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과연 있었을까 하는 마음도 들어서 여러가지로 미안한 마음도 들고 있습니다.
*. 레이덴 엘카만
대니 워커 중위 역의 조쉬 하트넷, <진주만> 中
'기사들' 카페 회원의 이름을 땄습니다. 본래는 시민들을 선동하여 내전을 일으키고 공주 에이린을 인질로 잡아 왕당파 귀족과 협상을 하려는 혁명가였으나, 혁명가와 공주의 남자친구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역할을 한 캐릭터에게 소화시키는 건 너무 부담이 컸지요. 주인공이라면 몰라도 이미 주인공 자리를 에이린에게 넘긴 마당에 그건 너무 비중이 커지잖아요. 그래서 혁명가의 일은 다른 캐릭터에게 넘겨주고 이 캐릭터는 공주의 남자친구 역할에 충실하도록 '굳게 잠긴 자물쇠를 열고 그 안의 물건을 꺼내듯, 굳게 닫힌 마음을 열고 그 안의 여심을 훔치는 도둑'이라는, 초기 설정에는 전혀 없던 개성이 부여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지인을 통해 읽게 된 어느 RPG 플레이어 분의 자캐 기록 영향이 컸지요.) 도둑이기 때문에 신분을 숨기기 위해 이 인물에게는 여러가지 이름이 있는데, '세르가드 쉐이렌'은 동일 회원 분의 예전 닉네임이었고, '드레이코 라모레이'는, 시트콤 "프렌즈"의 한 에피소드에서, 직업이 탤런트인 '조이'가, 병원 환자에게 반한 '피비'를 위해 의사로 가장하여 병실에 잠입해 정보를 캐낼 때 사용한 이름입니다. '괴도 류가'에서 류가라는 이름은 본디 '하얀 로냐프강' 소설에 나오는 어느 지역 이름이었으며, 에이린 대륙의 세계관에서는 라피르트 제국을 건설한 초대 황제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능수능란하고 쾌활하지만 말도 꺼내기 싫은 아픈 과거가 있고, 근본적으로 타인을 불신하면서도 진실한 사랑을 꿈꾸는 양면적인 캐릭터라 그의 대사를 쓸 때가 가장 즐거웠습니다. 양 쪽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했는데 마지막엔 너무 사랑만 애달프게 쫒은 것 같아 반성 중입니다.
*. 이자크 린
<트로이>로 이름을 알린 배우 다이앤 크루거
'기사들' 카페 회원의 이름을 땄습니다. 에이린으로 하여금 사건을 일으킬 계기를 주기 위해서, 이미 유일무이한 왕위 계승자인 에이린보다 더 강력한 권위를 가진 캐릭터가 필요했기에 억지로 만든 캐릭터입니다. 원래는 1부에서 내전이 끝남과 동시에 사라질 단역이었습니다. 분노한 시민들에게 짓밟혀 형장의 이슬로 끝나는 결말을 예정하고 있었지만 이 캐릭터의 무게감이 생각 이상이었던 거죠. 에이린과 같은 나이에 너무 많은 경험을 하고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그녀는, 공주와 귀비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만났더라면 좋은 친구가 됐을 지도 모릅니다. 둘 다 외롭게 자랐고, 둘 다 원치 않는 세계에 내동댕이쳐진 이들이니까요. 일회성으로 명멸하던 그런 생각이 이어져 그녀를 계속 살아남게 했고, 마침내는 그녀가 가장 사랑해 마지 않는 이의 목숨을 위해 그 목숨을 내던지게 했습니다. 단편적인 악역 캐릭터에서 스스로 고고함과 영리함, 외곬수적인 면모까지 보여주며 진화해가는 모습에 저도 많이 놀랐지만, 모르지요. 전부 에이린의 거짓말이었을 지도. :)
나머지는 다음 이시간에 :)
and when you look long into an abyss, the abyss also look into you."
- Friedrich Nietzsche
"괴물과 싸우고 있는 자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심연도 당신을 들여다본다.”
- 프레드리히 니체
진짜 바보들은 자기가 사랑한 것, 시간을 투자한 것에 대해 돌아서서 침을 뱉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 번도 제대로 그걸 아껴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그러기 힘들 거다. 어지간한 행운을 만나지 않고서는 말이다.
- by 진산, <공격대 이야기> 中
어딘가의 스샷과 비교하면 지는 겁니다(...)
(경어 생략)
나는 게임을 접으면서 그 게임을 즐겼던 시간, 그 게임을 함께 했던 사람들, 그 게임을 만든 사람들에게 욕질을 해대며, '너도 어서 게임 접어. 게임보다 소중한 게 인생에는 많다.' 라고 권하는 이들을 존중하고 싶지 않다. 물론 세상에는 게임보다 소중한 것이 넘쳐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짧게는 몇달, 길게는 몇년씩 매일 매일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싸우고 눈물흘리고 기뻐하던 그 게임이 소중하지 않은 것이 되는 건 아니다.
자신이 사랑을 다해 매달렸던 일을 '헛짓거리'로 치부하는 것은 곧 그 일에 매달린 자기 자신을 쓸데없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며,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그렇게 취급해버리면 정말로 그런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영화 <투모로우>에서 내가 가장 감동받았던 장면은 해일이 뉴욕을 쓸어버리는 장면도, 아버지가 아들을 만나던 장면도 아니다. 연료도 식량도 떨어진 채 고립된 기상관측소에 있던 기상학자들이 마지막 남은 술을 꺼내어 잔을 든다. 영국을 위해. 인류를 위해.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멘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위하여!"
누군가에게는 코토노하, 누군가에게는 마스터 오비완, 또 누군가에게는 할리 데이비슨,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호드를 위하여!"겠지만, 나 또한, 죽음의 순간까지 내가 지금 사랑하는 것들을 믿을 것이다.
대중문화를 다룬 책이 5년 묵었다면 그건 역사책이다.
- 강준만 <대중문화의 겉과 속>(1999년) 서문 中
*. 15년인가, 근 20년 전쯤에 '유머 일번지' 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이주일과 엄용수, 배추머리 김병조와 꽃피는 봄이 오면 좋은 세상이 오겠거니 꿈꿨지만 얼마전에 러닝머신에서 요절하신 위대한 김형곤의 시대였습니다.
졸면서 TV를 보던 어느날, 짤막한 꽁트가 두 명의 이름을 잊은 코미디언에 의해 연기되고 있었습니다. 한 무인이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백년간 칼을 갈아, 마침내 전설의 신검에서 천마의 울음소리가 들리게 되었습니다. 그 간의 정성이 깃들어 전설대로 무엇이든 벨 수 있는 검이 되었다는 증거지요. 노인이 그는 역시 노인이 된 원수를 찾아 그 칼을 들고 나서지만, 칼을 치켜들자마자 그 원수는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쏘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시대가 변했으이."
*. 얼마전에 인디아나 존스 3부작을 다시 다 봤습니다. 시리즈 첫편인 <레이더스>의 한 장면에도 위와 같은 재미있는 씬이 들어있습니다. 대검을 치켜들고 씩 웃으며 우리의 고고학자 인디를 노려보는 거한의 무사를 향해, 인디는 아주 귀찮다는 듯 총을 들어 쏘아 일격에 쓰러뜨리고는 갈 길을 서둘러 갑니다. 하지만 어째 전처럼 재미가 없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는데 절대로 주변 사람을 잃지 않는 고고학자보다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속이다 절대로 주변 사람을 다 잃어버리는 해적이 이젠 더 제 취향, 그리고 전세계 영화 팬의 취향이 되어버렸죠.
*. 그러니까 어떤 소설을 써내려고 마음 먹었으면 당장 쓰라고요 나님아. 또 이렇게 되지 말고
- 앤디 워홀
저는 단 한번도 저의 생일을 축하해 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일 축하해요. 나님.
지금이야 저부터도 제가 사는 곳에서 차 타고 한시간만 달리면 공군 기지가 있고(한때 거기에 친구가 근무했죠. 저도 국방 의무 수행하느라 면회 갈수는 없었지만.) 거기서 발진한 전투기나 헬리콥터를 이따금 볼 수 있을 만큼 비행기는 우리에게 흔한 물건이 되었지만 아직 킹콩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기도 전이었던 당시 미국인에게 '프랑스에 가서 비행기를 타고 전쟁에 나간다는 것'은, 지금의 우리가 '우주에 가서 우주선을 타고 전쟁에 나간다는 것'과 비견될 만큼 신비하고 놀라운 일이며, 또 엄청난 용기를 요구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또 아무나 하려고 하던 일도 아니었죠.
농장이 파산해 오갈데 없게 된 카우보이, 비행에 반해 나이도 속이고 들어온 16살 철부지, 하버드에서 짤려버린 부잣집 외아들, 최고지만 흑인이기에 늘 평가절하되던 권투 선수, 그리고 어설픈 전과자. 각기 출신도 다르고 사연도 제각각인 미국 소년들(BOYS)이, 미국 독립전쟁 당시 미국을 도운 프랑스 의용대장 '라파예트'의 이름을 딴 비행대(FLY)에 모였습니다. 그들은 결국 미국 사회의 축소판이기도 한 만큼 비행단 내부의 갈등도 많이 겪지만 그보다는 함께 하늘을 난다는 우정을 교류하고 그를 통해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영화는 현실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 하나하나 엮어가며 시간 순서대로 풀어나갑니다. 심지어 적군인 독일 조종사들까지도, '같은 하늘을 나는 사람'으로써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우가 있습니다. 지상에서 만났더라면 저 '어중이 떠중이' 미국인들을 본척도 안했을 프로이센 귀족 청년들이 하늘에서는 자신을 죽이거나 자신이 죽여야 할 적에게 정중히 경례하지요.
영화의 마지막, 계속해서 관객들이 응원해왔던 '카우보이'의 사랑은 '그들은 다시 만나지 못했다'는 한줄 멘트로 끝납니다. 그것과 완전히 동격으로 비행단원들의 뒷 이야기를 하나씩 한줄 멘트로 정리하고 실제 라파예트 비행단원들의 기념사진으로 마무리지을 때 이 영화가 전하려 했던 것은 어떤 극적인 감동이 아니라 다만 '그 어떤 영화보다도 극적이었던'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목적이라면, 이 영화는 눈물이 찔끔 나오도록 잘 살려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전쟁에는 어울리지 않을 약간의 낭만적 시선도 가미된 것 같긴 하지만, 추억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이니까요.
<화려한 휴가>는 1980년 5월 광주 민중 항쟁 사건을 정면으로 그린 첫 장편 영화일 겁니다. 영화 제목인 '화려한 휴가'는 당시 신군부가 입안한 광주 진압 작전의 작전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가 당시 광주에 투입되었던 군인의 시선이 굉장히 많이 가미되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생각을 지우고 선량한 사람들을 죽여야 했던 스무살 청년들에게 광주는 어떤 곳이었을까요. 계엄군에게도 돌아갈 집이 있고 집에서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었을 텐데, 그들이 어째서 '인간이 아닌 놈들'이 되어야 했을까요. 어째서.
그러나 영화는 그것에 대해선 거의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 날의 참상 이후 27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광주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알고 있습니다. 영화는 그 알고 있는 것들을 늘어놓습니다. 영화의 인물들은 허구지만, 그들이 광주의 마지막 날 했던 일들은 모두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전직 특전사 장교 출신 택시회사 사장과 해병대를 나온 순수한 청년과 월남전 방위 출신 택시기사와 동네 양아치와 간호사와 고등학생. 그들은 모두 광주에 있었고 죽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영정을 끌어안고 있는 소년의 얼굴은 외신에까지 보도되었지요. 마지막날 밤 거리 곳곳에서 울려퍼지던, 광주 시민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을 '위대한 광주 시민 여러분'을 찾는 애절한 가두방송까지, 영화는 여기까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요. 그리고 우린 <모래시계>와 <박하사탕>의 강우석과 김영호까지 알고 있지만,
영화는 그런 거 모릅니다.
제목이 무색하게도 <화려한 휴가>에는 '화려한 휴가'를 온 사람들이 없습니다. 애국가에 당연스레 가슴에 손을 얹는 순수한 시민들은 있으되, 그런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라는 명령을 따라야 했던 그 청년들은 없습니다. 다만 얼룩무늬 하이바와 곤봉과 총만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작, 명령을 내린 사람은 없습니다. 영화에는 계엄령을 내린 인물은 없고, 그 명령에 따르는 '총알'만이 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광주에 대한 영화인데, 그 옛일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철저하지 못했습니다. <라파예트>에서 손에 사전을 들고 서툰 프랑스어와 서툰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던 '카우보이'와 그의 프랑스인 연인과 달리, 분명히 광주 시민일 그들 중 제일 중요한 인물들은 오히려 전남 지방 방언을 쓰지 않습니다. 핏덩이마냥 목으로 넘기기 뜨거울 만큼 구성지고 찰진 사투리는 오직 조연들이 선사하는 짤막한 웃음들에서만 볼 수 있을 뿐입니다.
과거를 오늘에 되살리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두 영화가 택한 것은 똑같이 가상의 인물을 통해 실재했던 에피소드를 재구성하는 방식이었고, <라파예트>는 실재했던 에피소드에 더 집중했던 반면 <화려한 휴가>는 가상의 인물에 오히려 더 무게가 실린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그들은 '가상의 인물' 로서 훌륭했던 것이지, 모두가 완벽한 '광주 시민'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광주를 직접적으로 다룬 첫 장편 영화인데 너무나 아쉬운 점이 많은 작품이네요. 뭐 현실은 영화가 아니니까 무조건 다 '뜻깊은 일'을 '처음 시도'한다고 해서 영화처럼 그것이 최고가 되진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요.
2007년 개봉한 영화 <라파예트> 中
1차 세계대전 종전일입니다.

당시 독일의 전설적인 에이스, 베르너 보스와 영국의 에이스 일곱명이 벌였던 7대1의 대혈전을 그린 일러스트.
역사에 길이 남은 이 놀라운 전투에서 보스는 결국 총탄과 연료를 모두 소모하고 마침내 격추되었지만, 7대의 영국기는 모두 전투불능 상태가 되어 간신히 귀환하거나 불시착했다고 합니다.
모든 착용 아이템에는 오직 세 가지 수치만이 존재합니다.
내구도.
착용시 혹은 선물시의 호감도 증가/ 감소 조건 및 양.
그리고 스킬 사용 보너스.
즉, 어떤 아이템을 얼마나 오래 착용하고 있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아이템을 착용하거나 선물함으로써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는 NPC나 PC에 대해 호감도를 얼마나 더 증감시킬 수 있는지, 혹은 어떤 스킬을 사용할때 그 아이템을 착용하면 좋은지, 이정도가 아이템의 가치를 결정하는 겁니다.
호감도 증가 및 감소 조건은 각 아이템마다 오직 한가지만 붙어 있습니다. 즉, 아이템 '옛 이야기책'의 경우를 예를 들면, 내구도 4/4에 덧붙여 '안경 캐릭터에 한해 호감도 +5' 와 같은 옵션에 더불어 '둔기 스킬 랭크 5 이상의 캐릭터에 한해 호감도 -5' 와 같은 옵션이 붙어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 옵션은 중복되지 않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여성 캐릭터에 한해 호감도 +4' 옵션이 붙은 셔츠와 '여성 캐릭터에 한해 호감도 +3' 옵션이 붙은 목걸이를 착용한 경우, 여성캐릭터와 대화하거나 파티 플레이를 하거나 퀘스트를 해주거나 선물을 하는 등 호감도의 증가를 일으키는 활동을 할 경우에 호감도가 + 7이 되는 게 아니라 그저 최대치인 +4가 되는 겁니다.
달리 말하자면 호감도를 많이 증가시키는 아이템으로 세팅을 맞추고 싶다면, 그 캐릭터가 가진 속성에 맞게 각기 다른 아이템을 착용해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안경을 쓰고 악기 연주를 하는 갈색머리 아저씨 캐릭터를 공략하고 싶다면, '안경 +', '악기 연주 +', '연상 +', '남성 +', '갈색머리 +'등의 속성을 가진 아이템을 찾아 조립해야 하는 거지요. 반대로 그 속성이 있다 해도 '연상 -' 속성이나 '안경 -' 속성 등이 덧붙은 아이템은 반드시 제외해야 하겠습니다. 특정 아이템이 '연상+3'일지라도 '갈색 머리 -4' 옵션이 붙었다면 제외하는 편이 낫겠죠? 반면에 연상이라도 검은머리를 공략하는 사람에게는 그 아이템이 필요할 겁니다. - 거래, 혹은 선물을 할 수 있겠죠.
NPC의 경우, 거의 항상 캐릭터 속성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나름 쉽다고 볼 수 있지만 PC의 경우는 이 속성을 위해 서로 맞춰가야 하기 때문에 좀더 많은 계산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공략하고자 하는 캐릭터에 따라 수많은 아이템을 갖춰야 하므로, 인벤토리를 늘려주는 아이템의 경우는 호감도 증감과는 상관 없이 유저간 거래에서 꽤 비싼 값을 차지하게 될 겁니다.
이러한 아이템의 수집은 물론 기존의 MMORPG와 같이 몹을 잡아 드랍되는 아이템을 루팅하여 얻는 방식일 수도 있으나, PC 자신의 스킬을 통한 제작, NPC와의 호감도 증가를 통한 보상, 퀘스트 수행 보상, 상점에서 구입, 혹은 선물받기 등 다양한 경로로 존재합니다.
*. 스킬
기존의 MMORPG에서 사장되거나 혹은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소리를 듣곤 하던 '생활' 스킬의 경우, 호감도 증가를 통해 본격적인 메인 스킬로서의 가치를 갖게 됩니다. 즉, 전투 없이 생활계 스킬만으로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투 스킬 역시 중요한 호감도 증가 감소 '옵션'으로 작용하므로 무시할수만은 없겠지만, 전투 스킬은 절대로 호감도 자체를 증가시키지 않으며, 때로는 감소시키기도 합니다.
음악 스킬의 경우, 소리가 닿는 모든 캐릭터에게 초당 일정 수치의 호감도를 증가시킵니다. (덧붙여서 소리가 닿는 범위 안에 다른 캐릭터가 음악 연주를 하고 있으면 시전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그 곡을 완벽하게 연주/노래했을 경우에만 추가 증가량이 덧붙습니다. 증가량은 스킬 랭크가 오르면서 더 올라가며, 특정 조건을 갖는 캐릭터의 경우는 호감도가 감소될 수 있습니다. 즉, 타악기 연주를 싫어하는 캐릭터, 댄스 뮤직을 싫어하는 캐릭터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호감도 증감 옵션은 이렇게 게임의 모든 요소에 맞추어 수없이 개설 가능합니다.
댄스 스킬의 경우 시야 안의 모든 캐릭터에게 호감도를 증가시킵니다. 착용한 의상이나 장신구 계열 아이템에 따라 호감도 증가량이 더 추가되기도 하며, 추는 안무의 종류에 따라서도 호감도 증가량이 달라집니다.
위 두 스킬의 경우 파티를 이루어 함께 진행하면 조건에 따라 호감도 보너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단 그 조건이 서로 안맞는 경우 호감도 증감 계산 결과에 따라 전체 호감도가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하기' 스킬의 경우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이야기를 습득하여 구연하는 것으로, 스킬 랭크가 오를 수록 더 긴 이야기를 더 많이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이야기 역시 NPC와의 대화 및 독서를 통해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음악 스킬과 비슷하게 이야기하는 시간 동안 초당 일정 수치의 호감도를 증가시키며, 이야기를 끝마쳤을 경우 얼마나 감동을 주거나 즐겁게 해주었느냐에 따라 호감도의 추가 증가가 있습니다.
재봉이나 대장 등 생산 스킬의 경우, 아이템의 호감도 증/감 옵션을 고쳐주거나 혹은 새로운 옵션을 갖는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옵션이 수정될때마다 아이템의 외형도 당연히 더 아름다워지거나 더 멋있어지거나 더 깨끗한 색상이 됩니다.
덧붙여서 대화와 관련된 스킬도 있습니다. '사회' 스킬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장 간단하며 거의 모든 캐릭터가 누구나 배우게 되는 기본 스킬은 '인사' 가 되겠네요. 다양한 배경을 가지는 NPC들에 어울리는 인사법은 여타 NPC와의 대화, 혹은 독서를 통해 습득할 수 있으며, 인사법이 어땠느냐에 따라 그 대화 전체의 호감도가 증감됩니다. 가벼운 손인사부터 주먹을 마주치는 인사라든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거나 큰 절, 혹은 절도 있는 경례 등 스킬 랭크가 오를 수록 더 많은 인사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인사 스킬 자체는 호감도를 추가시키지 않고 다만 호감도 증감 행위에 보너스를 제공할 뿐이므로, 무턱대고 인사만 해대는 안녕맨이 된다고 호감도를 증가시킬 수는 없습니다. :)
덧붙여서 유혹이나 거짓말 감지, 등 다양한 방식의 사회 스킬이 존재하며, 퀘스트 수행 혹은 아이템 습득을 위해 사용할 수는 있지만 사용 결과에 따라서 호감도는 감소할 수 있습니다.
특정 호감도 단계 이상(확고한 친구, 혹은 연인이나 부부, 의형제나 가족 관계 등) 의 경우 포옹이나 키스, 쓰다듬기 등의 다양한 사회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인사와는 달리 호감도를 직접 증가시키기 때문에 그만큼 쿨타임도 길어집니다.
*. 호감도 증가의 결과
특정 캐릭터에 대해 호감도를 증가시키면 약간 우호적, 우호적, 매우 우호적, 확고한 친구, 연인, 부부 등으로 관계가 발전합니다.
NPC의 경우 해당 NPC로부터 매 단계별로 보상 아이템을 얻습니다. 대부분 오직 그 NPC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며, 해당 NPC가 아닌 다른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 증가에 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정 NPC와 일정 단계가 되지 않으면 올릴 수 없는 스킬 랭크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말을 비롯한 동물 조련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는 조련사 NPC와의 호감도가 우호적이거나 확고한 친구가 되지 않으면 안되는 랭크가 있겠지요.
어느 NPC와 연인이 되고 부부가 되는 것은 해당 서버에서는 단 한명만이 가능하며, 이것은 막대한 보상과는 별도로 플레이어 자신에게도 굉장한 영예가 될 것입니다.
앞서 포스팅에도 말했듯 PC든 NPC든 부부가 되면 자녀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게 됩니다. 자녀 캐릭터가 결혼하여도 추가로 그 자녀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벤토리가 늘어나면 호감도 증감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도 많이 보존할 수 있고 더 많은 캐릭터와 다양한 관계맺기가 가능해집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곳 사람들은 자기네 시스템만이 유일하게 가능하다고 믿지만, 사실 그것은 무수히 많은 시스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곳에는 이런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정말 고등학교 같다.
-by J. 스콧 버거슨, <대한민국 사용후기> 中
나는 모피어스가 되고 싶습니다.
철컥 소리가 나서 사람들 중 몇몇이 눈을 돌려보니 강단 옆에 교복 입은 소녀가 소총을 들어 원장을 겨누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울고 있었는지 눈물을 철철 흘려서 눈이 새빨갛게 물들고 옷 앞자락이 땀과 눈물로 흥건히 젖어 있었습니다. 누군가 손을 뻗어 말려보기도 전에 몇 차례나 소총이 발사되고 원장은 쓰러져 죽습니다. 피가 강단 아래로 흘러내리고 사람들은 우왕좌왕 도망칩니다. 강단에 앉아 있던 국회의원이나 구청장 같은 사람들을 향해서도 소녀는 총을 쏩니다. 맞은 사람도 있고, 죽은 사람도 있습니다.
헐떡이며 그들을 쫒아가 마구 쏘아대던 소녀는 그만 지쳤는지 주저앉고, 경찰들이 달려와서 소녀를 향해 총을 겨눕니다. 총을 늘어뜨린 채 하늘을 보고 있던 소녀는 문득 덜덜 떨면서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앳된 얼굴의 순경을 향해 눈을 돌렸습니다.
"아저씨는 사람이네?"
"뭐?"
"나를 죽이고 내 일을 이어서 해주세요."
"뭐? 뭐라는 거야! 어서 총을 버려!"
"공포탄으로 사람을 죽이려면 바짝 붙어야죠."
소녀는 덜덜 떨며 자리에서 일어나 총을 질질 끌면서 다가와서 순경의 총구 앞에 자신의 왼쪽 가슴을 들이밉니다.
"자, 빨리!"
총을 들어 자신을 겨누려는 소녀를 보자마자 순경은 엉겁결에 발포했고, 폭사되는 공포탄의 화약이 소녀의 가슴을 뚫고 심장을 찢었습니다. 소녀가 쓰러지고, 질끈 감았던 눈을 뜨자마자 순경은 비명을 지르며 기절했습니다.
자신을 바라보며 달려오는 동료 경찰들의 얼굴들이 모두 끈적한 체액이 줄줄 흐르는 역겨운 악마의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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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경의 시점이었음. 원래 끈적하고 갈색이거나 빨간색조인 소위 'tentacle' 계열 악마 디자인에 별로 거부감이 없는데 이상하게 꿈에서 보니까 무지무지 무서웠어유.
- by 오병곤,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 보고서> 中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by 孔子, <論語>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