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린 미스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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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데블>의 벤 에플렉

'기사들' 카페 회원이었던 분이 사용했던 두 개의 닉네임을 변형 합체한 이름입니다. 원래의 이름은 프로린의 와이번 이름(미피)으로도 사용되었지요. 작가는 마이클 베이의 영화 <진주만>을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그러니 레이덴 엘카만의 이미지 모델이 조쉬 하트넷인 이상 <진주만>에서 그 친구 역을 맡았던 벤 에플렉이 레이덴의 애증어린 친구 프로린 미스티니 이미지가 된 것도 무리는 아닐 거예요. 에이린의 호위 기사로 작품 맨 앞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그에게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기사'에게 기대하는 거의 모든 자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사는 군주와 아름다운 여성을 위해 싸우는 것" 이라고 말하는 그의 대사는 사실 만화 <The Five Star Stories> 4권에 등장하는 검성 카이엔의 대사를 그대로 옮긴 것이라서, 알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꽤나 비웃음거리가 될 대목이 되어버린 덕분에 나중에 어떻게든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늘의 기사인 그가 와이번을 타고 외치는 "텔-리, 호-우!"라는 함성은 본래 영국에서 여우사냥 철이 시작되면 사냥개를 몰기 위해 외치는 함성이었으며, 또한 2차대전 영국 본토 항공전 당시, 런던의 하늘을 지켜내기 위해 무수히 템즈강 상공에 피를 흩뿌렸던 영국 조종사들의 함성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역할도 성격도 고정된 인물이라, 에이린이 성장하면 할 수록 그는 도리어 퇴보하는 것처럼 보여지게 되었던 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 아셀 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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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맨>의 토비 맥과이어


아셀은 작가 자신입니다. 초기 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가 에이린의 적, 카미유가 어떤 인물인지를 그려내기 위해 반전장치를 위한 일종의 도구로 삽입되었습니다. 그는 명령을 내리기보다는 명령에 복종하는 것에 익숙하며, 판단하기보다는 그냥 상황에 따라 반응합니다. 스스로가 강해지기보다는 강한 자의 곁에 머무르기를 택하고, 의지를 갖고 무언가를 표출하기보다는 자신이 추종하는 것을 따라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달처럼, 그는 항상 주변 사람들의 빛을 받아서만 빛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모험류 소설에서 주인공과 그 일당들은 기본적으로 영웅입니다. 그들은 세계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셀은 영웅이 아니라 그 흐름의 하나였을 뿐입니다. 그의 죽음은 당연한 귀결이었지요. 좀더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도구로 창조된 캐릭터에게 그 이상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살아있는 캐릭터를 도구처럼 소비하는 일 만큼이나 지나친 방식이라고 생각되어 그만두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는 두번다시 작가 자신의 닉네임을 가진 캐릭터를 넣는 일은 없을 거 같아요. :)


*. 페이히린 엘샤르트 엘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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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월드>의 케이트 베킨세일

역시 기사들 카페 회원의 이름을 땄습니다. 이스나 엘 리샤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설의 설정상 '엘샤르트 엘레인'은 미래를 보는 자들의 호칭으로 쓰였지만 사실은 이것까지 모두 그 회원분의 이름입니다. 초기 안의 페이히린은 그저 고학번의 운동권 여자 선배 분위기로, 샤를로테 샤렌델과 함께 에필로그가 지난 뒤까지도 계속 살아남아 회상하고 후회하는 역할이었습니다만, 에이린과 얽힌 자들의 운명이 모두 그러했듯이 그녀도 파멸을 맞이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습니다. 추락하는 자에게는 날개가 있기 마련이지요. 그녀의 지위는 대륙과 대양을 아우르는 '조직'의 대모로까지 격상되었고, 초반부 에이린에게 있어서는 역할모델이 됩니다. 규칙과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욕망과 인연에만 의지해 수많은 이들을 통제하는 위험할 만큼 매력적인 인물인 그녀가 두번이나 자신의 목숨을 바칠 만큼 사랑했던 레이덴 엘카만과의 인연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써보고 싶었는데 에이린의 1인칭이라는 점이 한계가 된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 큐트릿 아나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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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 <반지의 제왕>에 출연한 리브 타일러


'기사들' 카페 회원의 이름을 땄습니다.... 라고 쓰고 보니 지금까지 소개한 캐릭터 중에 기사들 카페 회원의 이름과 상관 없는 캐릭터가 한개도 없었군요. 사실 애초에 카페 소설란 연재용으로 쓰기 시작한 소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아나리즈'는 눈빛을 통해 정신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마법사들로 묘사되었는데, 이름을 빌린 회원분의 원래 풀네임은 '큐트릿 엘샤르트 엘레인 아나리즈 유레네이르' 였습니다. (지금은 다른 이름이므로 찾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초기 설정에 그녀는 엘샤르트 엘레인의 힘과 아나리즈의 힘을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그런 힘을 쓸 만한 역할이 이야기 전개에는 굳이 도움이 되지 않더군요. 어느 위치에 있든 밸런스 파괴니까요. 그리하여 그녀에게는 아나리즈의 역할만 남게 되었습니다. 사실 단역이긴 해도 몇명 나왔던 '엘 리샤인'에 비해, 아무리 그 수가 적다고는 썼지만 엘샤르트 엘레인과 아나리즈는 오직 페이히린과 큐트릿만이 나왔다는 점이 무척 후회됩니다. 미래를 보는 자와 마음을 읽는 자들의 이야기는 언제든 다시 글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햇빛을 보면 타죽는 하프엘프라는 설정은 초기 버젼부터 계속 이어지는 구상이었으나 사실 초기 안에서는 '억지로 우겨넣은' 캐릭터라는 느낌이 강했던 데 반해, 주인공을 에이린으로 바꾸고 나서는 어미로부터 나지 않는 하프엘프라는 입장이 역시 어미로부터 나지 않은 호뭉클루스인 에이린에게 여행길을 인도하는 역할로까지 확장됩니다. 설정이란 결국 이야기 내적 요구에 의해서만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려준 고마운 캐릭터였습니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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