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예찬. 첫 순서는 제 닉네임 중 하나이기도 했던, 아우크소입니다.

단행본 4권에서 처음 발표된 이미지.(벌써 10년전)
이때만해도 나선생 참 순수했다.




나가노 마모루의 작품 "The Five Star Stories"에 등장하는 인공생명체.
최강의 검성의 파트너로, 오직 그만을 위해 만들어진 슬픈 생명이기도 합니다.

그녀를 알기 위해서는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파티마'의 존재를 알아야 합니다. 성단에는 강한 힘을 타고나는 특수한 신분인 '기사'가 존재하는데, 맨손으로 전차를 부수고 시속 180km로 달리는 그들이 사용하는 전쟁의 도구는 거대한 인형 병기 모터헤드입니다. 이를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컴퓨터로는 불가능하고, 그리하여 리튬 발란셰라는 천재적인 과학자는 인간형의 생체 컴퓨터를 만들어냅니다. 그 최초의 모터헤드용 연산기는 소녀의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바늘처럼 긴 다리와 자라지도 늙지도 않는 신체 등, 인간과는 다른 특징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최초의 파티마인 그녀의 이름은 포커스라이트.

파티마들은 기사와 마찬가지로 보통 인간을 뛰어넘는 강한 힘, 반사신경 등과 함께 놀라운 지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능, 용모, 체력. 모든 면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생명의 창조. 금단의 연구입니다."
금단의 과실을 따버린 인간은, 그것을 통제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금제를 파티마에게 걸어댑니다. 네가 죽든 범해지든 사람을 해치지 말라. 주인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라. 등등.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전혀 없는 파티마이지만 자신이 섬길 주인을 고르는 것만은 스스로 할 수 있게 허락받았습니다. 그리하여 모터헤드를 모는 기사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파티마는 오히로메(피로연)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기 참석한 수많은 기사들 가운데 자신의 '마스터'를 고르게 되면, 그 파티마는 그 기사의 '소유물'이 됩니다.
"파티마는 인형, 어차피 인간이 아닙니다. 마음이 있는 인간이 보자면, 개에도 못미치는 가축입니다."

세월이 흘러 파티마는 수도없이 많이 만들어지고, 리튬 발란셰의 후손인 크롬 발란셰는 천재적이면서도 악마적인 연구를 계속하여 그만의 유별난 파티마를 많이 만들어냅니다. 아우크소는 그의 서른 여덟번째 작품으로, 최강의 검성 더글라스 카이엔의 파트너가 됩니다. 그는 끔찍스런 탄생의 비밀이 있었고, 그 때문에 비뚤어져버린 아까운 인물이기도 합니다.(어떤 비밀인지는 직접 읽어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전 성단을 돌며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던 그를 언제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아우크소는, 어느날 그를 구하기 위해 지뢰 앞에 몸을 던져 거의 죽음에 이릅니다.

가까스로 발란셰의 제자를 만나 소생할 수는 있게 되었지만, 기억을 모두 잃게 될 거라는 말에 카이엔은 실의에 빠집니다. 그러나 마침내 소생한 날 아우크소를 데리러 갔을 때, 카이엔은 놀랍게도 자신을 기억해내는 그녀의 한마디에 울음을 터트리고 말지요.

일러스트집 '플라스틱스타일'에 발표된, 세상에 처음 공개된 플라스틱 스타일 파티마 수트를 입은 아우크소


그런데 나가노 마모루는 그렇게 독자의 눈물샘을 자극해놓곤, 이렇게 뒤통수를 날려버립니다. 그녀에겐 애초에 발란셰 특제 '복수의 정보체'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어서, 세포 하나만 남더라도 거짓말처럼 감쪽같이 기억까지 모두 살아나는 내구도 최강의 파티마였던 것입니다. 카이엔은, 괜한 걱정을 한 거지요. 더욱이 그녀를 만드는 재료가 된 것은 최초의 파티마 포커스라이트. 도대체 우린 왜 걱정한 겁니까 제길;;


"성단 최강이란건, 자기보다 강한 상대랑은 싸우지 않는다는 거야."
최강이면서도 항상 한심한 행동을 하는 마스터를 끝까지 열심히 따라다니던 인내력 No.1의 파티마 아우크소는, 마침내 대 전투를 앞둔 어느 날, 길고 힘든 생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자 했던 마스터에 의해

"다음 주인을 찾아라. Seek and Find your Next."

봉인이 해제됩니다.
그녀는 본디 오직 카이엔만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그 주인이 그녀를 버렸습니다. 그리하여 충격을 받은 그녀는 모든 기능이 망가진 채 쓰러지고 맙니다.

먼 훗날, 그녀는 델타벨룬 이라는 이름의 파티마로 다시 만들어지게 됩니다. 기억이나 추억 같은건 전부 없이. 그저 모터헤드의 컨트롤에만 전념하는 연산기에 불과한 존재로.

수천년의 삶 동안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재구성되고 그 잠시의 백여년을 그만을 위해 살아왔지만, 그것에 결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보답받을 수는 없었던 슬픈 운명.

모터헤드의 콕피트에 앉아 눈을 빛내는 파티마는 더없이 철두철미하고 냉혹한 연산기일 뿐이지만, 거기서 내려서서 주인 곁에 서 있을때 파티마에게는, 인격이 없는 파티마에게는, 몰지각한 일반인들에게 만만한 여자애 인형에 불과한 파티마에게는, 오직 주인만이 자신의 가치를 알아줄 사람입니다.
그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 이가 세상에 단 한 사람밖에 없었던 아우크소의 운명은 너무나 가혹하지 않습니까. 붉은 아이 컨택트 속에 들어있는 눈동자에는 언제나 하나가득 슬픔만 읽히는 건 저 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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