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2와 월드1은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어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월드1에서 사는 사람들은 곧잘 월드2로 가보곤 한다. 두 세계의 각 나라간에도 이미 협정이 맺어져 있어, 월드1의 '대한민국'과 월드2의 모 국가와는 유학, 관광에 대한 한 비자 발급이 필요 없다.

나는 대학 공부를 마치고 그 나라에 유학을 갔다. 3년 과정의 철학과 역사에 관한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었는데, 지도 교수와 한국에서 유학을 보낸 김XX(본인의 현재 지도교수이심;;; ) 교수가 문화적 차이에 대해 논쟁하는 것을 보면서 순간 욱 하는 성질에 그만 방을 뛰쳐나오고 말았다. 피러냐드인가 하는 손가락만한 작은 인종에 대해서 '그들의 문화는 볼 필요도 없소. 그런 조그만 걸 들여다보는 건 생태학자들한테나 맡기죠'와 같은 우리 김교수의 발언에 짜증난 것이었다.
뛰쳐나와서 지하에 마련된 유흥가와 같은 거리를 걷고 있었는데, 몇군데는 이미 불이 꺼져있었고, 어둑어둑한 지하에 가끔 불이 켜진 선술집이 보였다. 그중 한 곳에서 문득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땅별님. 마티니 한잔 드실래요?]
참고로 난 언제나 칵테일은 마티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돌아본 그 사람은 바로..[mica] 그 사람! 그리고 오래전에 유학간다는 말로 소식이 묘연했던 [랑이]
그 사람!
미카님이 경영하던 칵테일바는 상가 전체 주인의 횡포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 뿐 아니라 다른 상가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거길 전부 내쫓고 싹 밀어버린 뒤에 휘황찬란한 거대 호텔을 지을 예정이라는데, (조금 어이없는 건 악덕 기업주 이름이 '니라트하크'였다. 디아블로2 확팩 하는 사람 다 아는 이름... )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횡포를 피해 보통 하수도로 알려진 '언더그라운드'에서 숨어 지내는 실정이었다. 그 뿐아니었다. 지하를 나와서 미카님이 설명해준 대로는 길 건너편 20층 아파트 여러 곳(거의 불이 꺼져 어두컴컴한...)까지 다 포함해서 그곳 전체가 개발이 될 예정이었는데, 정말 내 눈이 튀어나오게 만든 장면은 쪼그만 여자애가 옆에 넋을 잃고 주저앉은 엄마를 붙잡으면서 '엄마 우리 집에 왜 못가? 왜 못가?' 하면서 계속 우는 장면이었다.

꿈인 고로 갑자기 스킵. 니라트하크는 그 지역의 경찰권까지 갖고 있는(로보캅이었다 거의;; ) 거대 기업체의 총수인지라 그에게 대항하는 건 평화시위로는 부족했다. 평화적 시위에서 몇백명의 사상자를 내는 과잉진압을 했음에도 이 나라 정부는 도대체 관심조차 없다. 나는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랑이와 미카님이 물론 합세했고, 여러가지 기술을 사용하는 풍와와 사이코 키네시스가 뛰어난 레스티, 그리고 기타 등등이었다. 물론 이정도를 끌어모으는 축은 이미 어느 정도 조직이 되어 있던 시민 해방군이었는데, 인원은 약 1000명 정도 되었다. 간간히 니라트하크의 기업 사옥 주변이나 지하 구조물 등에서 게릴라전을 펼치면서 니라트하크 군의 전력을 탐색해본 결과 전면전은 절대 무리였다. 인원도 차이가 엄청났고, 무엇보다 무기가 문제였다. 특히 보안대 요원이 쓰는 CD건은 CD 형태의 날이 선 원반을 발사하는데, 한번 날아가면 13고스트에서 반잘려 죽은 변호사처럼 몇 사람이건 그렇게 목이든 팔이든 잘려나가버린다;;; 한번의 전투에서 미카양을 그렇게 잃을 뻔했다.
사옥의 자세한 설계도면을 입수한 우리는 잠입해서 니라트하크를 잡자는 계획을 세웠지만, 수차례 시뮬레이션 결과 보안망을 완전히 뚫고 2층이상을 침입하지 못했다. 피해없이 주력군이 침투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 와중에도 우리 아지트에 니라트하크군의 척후대가 쳐들어와서 꽤 많은 사람을 잃고, 마지막에 풍와가 몸으로 막는다고 하길래 그를 남겨두고 모두 후퇴해서 아지트를 옮겼다.(니라트하크 빌딩 바로 옆으로;;; 근데 정말 등잔밑이 어두웠다.)
결국 나는 결심을 세웠다. 어차피 전체가 침입하지 못한다면, 나를 포함해 몇 명은 몸빵으로 죽어줘야 한다는 걸로. 그동안 가장 열심히 싸운 몇 사람을 불렀다.
"친구를 위해 죽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농담하는 거죠?"
제길, 아무도 죽고싶어하진 않았다. 다들 이 싸움으로 한밑천 단단히 잡을 생각밖에 없었다. 결국에 나는 랑이와 레스티에게 그 얘길 했다.
"우리가 이만큼 벌였으니 책임져야지."
"그래. 할 수 있는 만큼 다했어. 행우군이 보고 싶지만..."(누구 대산지 알죠?)
나는 그리고 그날 밤에 지금 사귀는 여친 앞으로 긴 편지를 썼다.
마침내 거사일! 우리가 맨 먼저 잠입해서 지하층으로 경비대원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고, 알파 팀과 델타 팀이 확실하게 13층으로 잠입에 성공했다. 그리고 우릴 잡으러 온건... 어이없게도 풍와였다. 배신을 때리다니! 한 손에 뇌전을 치직이면서 그는 이렇게 한마디를 남겼다.



















[내가 니 애비다]

그리고 깼다....;;;;

2002/08/30(Fri) 09:59:26

원문 출처 : 구srang.net 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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