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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만화 중에서 |
26년 전 빛의 도시 광주를,
5월 18일
빛의 면사포를 쓰고 새벽 창가에 서 있던
오월의 신부여! 우리, 눈부신 광주의 누이여!
저 바람재 푸른 새벽 바람을 간직한
붉은 꽃 화관, 그대 이마에 얹지노니
먼 훗날 바람 불어 바람꽃 피면 ;
남쪽으로 뻗은 비단길(錦南路)에 뿌린 우리의 피,
부글부글 끓는 그 피, 바람꽃 되면 ;
우리가 눈뜨고 맞은 이 새벽의 피 묻은 말들, 전하라.
하여, 우리가 이 새벽에 쏟아낸 피, 불꽃 되고 빛 되시라!
그리하여 먼 훗날 넋나간 이 역사, 믿을 수 없는 역사가
멍한 잠에서 깨어났을 때 혹시 아는가? 문득 눈에 띄는
이새벽의 이름들, 불멸의 광채로 깜박거리고 있을 지를
-황지우, <오월의 신부> 中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