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좋아하는 영화를 10편만 뽑아보라고 하면 정말 갑갑합니다. 스타워즈랑 반지의 제왕만 해도 벌써 9편이잖아요. 여전히 단 한편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어놓고 들었다 놓는 영화들도 많이 있지만, 반면 3편까지 이어지며 거대한 하나의 세계를 보여주는 영화들이 이제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 이유는 그 영화들이 매우 잘 만들어졌고 좋은 흥행 성적을 올렸기에 속편을 제작하는 것이 이득이기도 하고, 3편까지 나올 만큼 세계와 캐릭터가 탄탄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결말이 그 세계의 미래를 향해 열려 있다는 점도 빼놓으면 안되겠네요. '다음엔 어떻게 되었을까?' 를 한번쯤은 궁금해 하게 만드는 그런 결말 말이에요.

그럼 한번 지금까지 나온 3부작을 10개만 꼽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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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1972~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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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클래식(1977~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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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198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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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퓨처(1985~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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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공원(1993~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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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1998~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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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1999~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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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프리퀄(1999~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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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200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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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2001~2003)


이 중 처음부터 3부작으로 기획되어 나온 영화는 반지의 제왕과 스타워즈 프리퀄 정도라는 생각이 드네요. 한 편을 만들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사람들은 속편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3부작이 되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속편도 흥행하여 또 다음 편을 찍어야 하는 경우.
두번째는 처음부터 2편을 연속으로 찍기로 기획하고 만드는 경우.

첫번째 예에는 아마 대부, 터미네이터 등이 들어가겠고, 두번째는 매트릭스, 백 투 더 퓨처 등이 들어갑니다. 특히 이 두 영화의 2편 절단마공은 영화관에서까지 '다음 이시간에(to be concluded)'를 보아야 하느냐는 분노에 찬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지요.

물론 첫번째 예의 경우에는 4편, 혹은 5편까지도 나오기도 합니다. 에이리언, 리쎌웨폰, 더티 하리, 록키, 나이트메어, 13일의 금요일, 그리고 올해 4편이 개봉되는 다이하드, 쏘우처럼요. 그러나 '완결편'을 통해 하나의 세계를 완성한다기보다, 이런 영화들은 우리 세계에 부속된 하나의 신화처럼 계속 그 내러티브가 이어지는 겁니다. 신화가 사라진 우리 세계에서 그들은 공포와 용기, 정의와 의지의 신들이죠. 그러므로 3부작과는 또 다른 이야기 구조를 갖습니다. 007 영화처럼, 하나 하나가 완결이며 또한 하나 하나가 다음편을 향해 열려있는 거지요.

3부작이라는 제작 관행은 아마도 오래 이어질 것 같습니다. 올해인 2007년에 쏟아져나오는 제3부인 영화들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완결편도 있고, 다음 편을 향해 열린 영화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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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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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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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즈 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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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 : 멸종

물론 일각에서는 영화가 연속극이냐며 비아냥거리는 의견도 있고 (특히 트릴로지 중 2편이 개봉되었을 때 심각하게 제기되는 비판) 한 편의 영화에 이야기를 못담아낼 만큼 실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소리도 나옵니다만, 그만큼 감독이나 제작진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도 볼 수 있겠죠. 어느 쪽이 진실이든, 올해는 풍성한 3편들 덕분에 극장을 찾는 맛이 좀더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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