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 가능성 전혀 없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망상입니다. 구상중인 소설 <드래곤의 딸>과 기본 설정을 공유하기에 이 카테고리에 올려둡니다. (2007년 7월 21일 고유 카테고리 생성)

하지만 어제 오늘 여러 사람들과 이 내용으로 이야기를 해보고 분명해진 건데, 내가 아무리 이런 아이디어를 짜내봐야 이미 벌써 실행에 옮기고 있고 더 잘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라그나로크2나 던전앤드래곤 온라인 같은거 봐요. 밥먹고 그거만 하는 사람들인데 당연하겠죠.

번역 하는 분들이 영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도, 생물학도들이 전공 개그를 해도, 그림 그리는 분들이 작업과 과제 한탄을 해도,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이 부동산과 주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고시생들이 시험 이야기를 해도 다 알아듣고 같이 수다를 떨며 즐거워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걸 보고 듣고 알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그런게 나 자신에 대한 요 몇 년간의 이상향이었는데, 현실은 이렇게 그저 누구나 한번쯤 할 법한 생각을 무슨 대단히 기발한 생각인 줄 알고 몇시간씩 매달려 위와 같이 보기도 피곤한 잡문으로 만들어놓는 삽질이나 하고 있죠.

나 만이 할 수 있는 일, 내가 없으면 안되는 일 같은건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렇게 내가 무슨 대단한 천재인줄 알고 엉뚱한데 시간을 날리곤 해요.

글을 쓴다고 애쓰지만 이것조차 남들 반 만큼도 못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날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계속 읽어줄 수가 없는 글을 쓰고 있잖아요.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거예요. 내가 정말 즐겁게 해줘야 하는 사람들, 내 글을 읽다가 라면을 태워먹게 만들어줄 사람들, 내 글 보느라 다음날 기한인 과제도 못하게 만들어 줄 사람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인데 말이죠. 나조차도 잊고 있었던 내 생일을 기억해주는 사람들, 내가 아무리 이상한 소리를 하고 어디가서 엉뚱한 짓을 해도 웃으면서 타박주는 사람들, 아무리 보기 답답하고 한심해도 만나주고 같이 식사를 해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 중에 내 글을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안된다는 것이, 내가 글을 못쓴다는 증거예요.

지금까지 내가 써 온 글 전부가, 구상하고 있는 <드래곤의 딸>까지 포함해서 사실은 위 게임 망상처럼 철 지난 헛소리일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