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린 라피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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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아 아이돌, Ogura Yuko


이 이름은 다음 카페 '하얀 로냐프강의 기사들' 회원 중 한 분에게서 따왔습니다. 순전히 설정한 대륙 이름과의 유사성 때문에 고른 이름이며, 따라서 실존인물인 에이린님은 캐릭터 에이린과는 그다지 유사점이 없습니다 ^^; '기도' 라는 이름이었던 최초의 구상에서 그녀는 관조자로서 주인공이었던 젊은 혁명가 레이덴 엘카만에게 끝까지 이끌려다니며 모든 것을 보고 듣고 기록으로 남기는 역할이었습니다. A4 20~100장을 넘나드는 몇 번의 이본을 거치면서 그녀는 '공주' 이미지에서 점차로, 가출이 취미고 어릴 때부터 수영으로 다져진 체력에 보통의 소녀에겐 없을 법한 숨기고 싶은 과거까지 가진 특별한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호위 기사, 친구, 선생님은 물론, 무려 독자나 심지어는 작가까지도, 원한다면 누구든 속이고 누구의 뜻이든 꺾을 수 있는 눈빛을 타고난 그녀는 가장 아이 같으면서도 가장 마녀같은 인물로, 결과적으로 글의 제목마저 '에이린 이야기'로 바꾸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며, 궁극적으로 이 긴 이야기를 입을 열어 말하는 존재입니다. 저는 그저 전달할 뿐이었지요.

*. 이스나 엘 리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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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러브굿 역의 이반나 린치,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中


글에서는 엘 리샤인이란 이름 뒷부분만 잘라서 '마법사'의 호칭으로 설정하긴 했지만, 원래는 이만큼이 모두 '하얀 로냐프강의 기사들(이하 '기사들')' 카페 회원 한 분의 이름입니다. 거대한 힘을 가졌지만 스스로를 자유롭게 통제하지 못하는 어리고 순수한 소녀 캐릭터는 항상 취향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금기 문서에 가깝게 변해버린 Cobalt blue 1호 회지에 실렸던 'Paradise'의 '이빛나'를 비롯해 쓰다가 중단했거나 공개하고 싶지 않은 지금까지 쓴 거의 모든 글에 한번씩은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자신의 기억을 멋대로 조작당하고, 후반부에서는 끔찍한 일을 당해 마음을 잃어버리는, 가장 강하지만 그래서 더 비참한 경우를 당한 캐릭터예요.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프로린 미스티니와의 로맨스지만, 기사와 마법사의 로맨틱한 관계라는 것은 상호보완적이어야 의미가 있을 텐데 이들은 오히려 스스로의 기사다움, 마법사다움을 상대방 때문에 파괴하고 말지요. 에이린이 보호해야 할 대상, 모성 본능을 일으키는 대상으으로 설정되어 에이린으로 하여금 최소한의 도덕률 안에서 움직이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였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다시 읽어보면 고비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과연 있었을까 하는 마음도 들어서 여러가지로 미안한 마음도 들고 있습니다.

*. 레이덴 엘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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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워커 중위 역의 조쉬 하트넷, <진주만> 中



'기사들' 카페 회원의 이름을 땄습니다. 본래는 시민들을 선동하여 내전을 일으키고 공주 에이린을 인질로 잡아 왕당파 귀족과 협상을 하려는 혁명가였으나, 혁명가와 공주의 남자친구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역할을 한 캐릭터에게 소화시키는 건 너무 부담이 컸지요. 주인공이라면 몰라도 이미 주인공 자리를 에이린에게 넘긴 마당에 그건 너무 비중이 커지잖아요. 그래서 혁명가의 일은 다른 캐릭터에게 넘겨주고 이 캐릭터는 공주의 남자친구 역할에 충실하도록 '굳게 잠긴 자물쇠를 열고 그 안의 물건을 꺼내듯, 굳게 닫힌 마음을 열고 그 안의 여심을 훔치는 도둑'이라는, 초기 설정에는 전혀 없던 개성이 부여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지인을 통해 읽게 된 어느 RPG 플레이어 분의 자캐 기록 영향이 컸지요.) 도둑이기 때문에 신분을 숨기기 위해 이 인물에게는 여러가지 이름이 있는데, '세르가드 쉐이렌'은 동일 회원 분의 예전 닉네임이었고, '드레이코 라모레이'는, 시트콤 "프렌즈"의 한 에피소드에서, 직업이 탤런트인 '조이'가, 병원 환자에게 반한 '피비'를 위해 의사로 가장하여 병실에 잠입해 정보를 캐낼 때 사용한 이름입니다. '괴도 류가'에서 류가라는 이름은 본디 '하얀 로냐프강' 소설에 나오는 어느 지역 이름이었으며, 에이린 대륙의 세계관에서는 라피르트 제국을 건설한 초대 황제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능수능란하고 쾌활하지만 말도 꺼내기 싫은 아픈 과거가 있고, 근본적으로 타인을 불신하면서도 진실한 사랑을 꿈꾸는 양면적인 캐릭터라 그의 대사를 쓸 때가 가장 즐거웠습니다. 양 쪽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했는데 마지막엔 너무 사랑만 애달프게 쫒은 것 같아 반성 중입니다.

*. 이자크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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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로 이름을 알린 배우 다이앤 크루거


'기사들' 카페 회원의 이름을 땄습니다. 에이린으로 하여금 사건을 일으킬 계기를 주기 위해서, 이미 유일무이한 왕위 계승자인 에이린보다 더 강력한 권위를 가진 캐릭터가 필요했기에 억지로 만든 캐릭터입니다. 원래는 1부에서 내전이 끝남과 동시에 사라질 단역이었습니다. 분노한 시민들에게 짓밟혀 형장의 이슬로 끝나는 결말을 예정하고 있었지만 이 캐릭터의 무게감이 생각 이상이었던 거죠. 에이린과 같은 나이에 너무 많은 경험을 하고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그녀는, 공주와 귀비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만났더라면 좋은 친구가 됐을 지도 모릅니다. 둘 다 외롭게 자랐고, 둘 다 원치 않는 세계에 내동댕이쳐진 이들이니까요. 일회성으로 명멸하던 그런 생각이 이어져 그녀를 계속 살아남게 했고, 마침내는 그녀가 가장 사랑해 마지 않는 이의 목숨을 위해 그 목숨을 내던지게 했습니다. 단편적인 악역 캐릭터에서 스스로 고고함과 영리함, 외곬수적인 면모까지 보여주며 진화해가는 모습에 저도 많이 놀랐지만, 모르지요. 전부 에이린의 거짓말이었을 지도. :)

나머지는 다음 이시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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