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별 2006. 11. 6. 23:55
구타 vs 체벌 논란 ←SBS 8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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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는 얘기를 하는 분들이 주위에도 많이 발견되곤 합니다. 더 끔찍한 건 저와 같은 세대 사람들, 혹은 더 어린 분들 사이에서도, 심지어 그 '맞아야 말을 듣는 애들' 속에 들어갈 중고생들 중에도 그런 논리를 펴는 분들이 있어요.

'사랑의 매'니 '정신봉' 이라고 매직으로 쓰여진 막대기들이 제게 어떤 교육적 효과를 주었는지는 모르겠으되, 적어도 "Spare the rod, spoil the child." 라는 말은 교육 현장에서는 정론인 것처럼 지난 40년간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니죠. 유럽이나 미국의 학교들도 곧잘 정도가 심한 체벌 때문에 논란이 일곤 합니다.

매를 때리는 것도 그 교사의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로 곧잘 합리화되곤 합니다. 분명 매질은 힘든 일이고, 그 대상이 전교생이라면 더욱 말할것도 없을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교사라는 직업은 보수도 대단치 않고, 사회적인 대우도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벌과 같은 힘든 일을 자처하는 그런 열정을 보이는 교사들을 우리는 인정해줘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군대에서도 공식적으로는 이제 체벌 안합니다. 규정에 따른 '얼차려'가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체벌을 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을 다들 알기 때문입니다.

체벌이 학생에게 동기를 부여할까요? 체벌이 학생으로 하여금 교사의 권위를 인식시켜줄까요? 체벌이 학생 마음을 바꾸게 할까요? 체벌이 학생의 게으름을 없애줄까요? 체벌이 학생의 반항심을 누그러뜨릴까요? 체벌이 학생을 반성하게 할까요? 체벌이 학생들을 통제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전부 '아니오'입니다. 무엇으로 그렇게 확신하냐고요?

내가 안그랬거든.

체벌은 학생을 아프게 하고 다치게 합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때릴까요.

비단 체벌 뿐 아니라 두발 문제, 수업 정상화 문제를 비롯해 이 나라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의 원인은 단 하나예요. 학생을 사람으로 안보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그래요. 학교의 주인은 이사장일지 모르지만, 학생은 사람입니다. 교사의 일거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행위는 언제 어디서도 누구에 의해서도 정당화되지 않습니다.